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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코딩교육 예산은 쓰였는데, 학생에게 무엇이 남았습니까?

로봇과 교구를 바꾸고 외부강사를 초빙한 뒤, 학생은 무엇을 더 할 수 있게 됐을까요? 학교의 코딩교육 예산이 학생의 창작 역량과 교사의 수업 역량으로 이어지는지 묻고, AI 활용 수업을 시작할 기준을 제안합니다.

이형구렛츠코딩앤플레이학원 원장약 7분

올해 코딩교육에 얼마를 썼는지는 장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어떤 로봇을 샀는지, 교구를 몇 세트 들였는지, 외부강사에게 몇 차시를 맡겼는지도 남아 있겠지요.

그런데 그 수업을 받은 학생이 작년보다 무엇을 더 할 수 있게 됐는지는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까?

구매 내역은 분명한데 학생의 성장은 설명하기 어렵다면, 다음 예산을 쓰기 전에 멈춰 물어야 합니다. 우리 코딩교육의 돈은 누구의 역량을 키우는 데 쓰이고 있는가.

저는 7년 동안 코딩학원을 운영하며 이 질문을 제 자신에게 먼저 던졌습니다. 학교에도 같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로봇을 바꿀 때마다 학생도 다시 입문자가 됩니까?

로봇과 교구는 필요할 수 있습니다. 센서로 주변을 읽고 모터를 움직이며 물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수업에는 분명한 쓰임이 있습니다. 그 장비로 무엇을 배우려는지가 먼저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비싼 로봇을 샀다는 사실만으로 수업의 수준이 높아지지는 않습니다.

저희 학원에서는 학생이 기존 교구에 익숙해지면 새 로봇을 들이곤 했습니다. 그런데 새 로봇에서도 처음부터 조작법을 익히고, 앞뒤로 움직이고, 조건문과 반복문을 넣었습니다. 학생은 다음 단계로 가고 싶어 하는데 수업은 다시 첫 단계였습니다.

그때의 고민과 변화는 브랜드 스토리에 남겨 두었습니다. https://www.letscoding.kr/about

학교에서 교구를 바꿀 때도 물어야 합니다. 학생이 이전에 배운 것을 새 문제에 적용하고 있는가. 스스로 설계하는 범위가 넓어졌는가. 설명서에 없는 것을 만들어볼 수 있는가.

새 제품을 다루는 데 익숙해진 것과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자란 것은 구별해야 합니다. 교구의 교체 주기가 학생의 성장 단계가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외부강사가 떠난 뒤에도 수업이 이어집니까?

낯선 장비를 배울 시간이 부족해 능숙한 외부강사를 초빙할 수 있습니다. 전문 강사가 교사와 함께 수업을 설계하고 경험을 나누는 일은 가치가 있습니다.

다만 교구가 바뀔 때마다 그것을 다룰 사람을 다시 불러야 하고, 계약이 끝나면 수업도 멈춘다면 어떨까요. 학교는 매번 같은 출발선에 비용을 지불하게 됩니다.

외부강사에게 맡긴 수업이 끝난 뒤, 학생은 자기 작품을 계속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담당 교사에게도 다음 수업에 쓸 자료와 지도 경험이 남아야 합니다. 예산을 검토할 때 강의 횟수와 참여 인원에 더해 이 두 가지를 확인했으면 합니다.

교사에게 모든 로봇과 프로그램의 전문가가 되라고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교사가 학생의 질문을 듣고 다음 도전을 이끌 수 있도록, 도구와 지원 방식부터 설계해야 합니다.

기업은 AI로 문제를 풀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AI 활용 역량을 요구하는 변화는 채용 안내에서도 확인됩니다. 넥슨의 2026년 넥토리얼 게임 프로그래머 전형은 AI 활용 과정과 결과물,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과 구조적 사고력을 평가한다고 명시했습니다. 프로그래밍 기본기와 기술 이해도도 함께 확인합니다.

넥슨, 「2026 넥토리얼 For Game Programmer」 공식 전형 안내, 2026년 모집·2026년 10월 19일 확인. https://www.nexon-tutorial.com/

SK하이닉스도 2026년 6월 17일 채용 혁신을 발표하며 스스로 질문하는 힘, 변화에 적응하는 힘, 다양성을 이해하고 협업하는 공감 역량을 강조했습니다.

SK하이닉스 뉴스룸, 「“AI 시대에 걸맞는 실력 중심 채용 혁신” SK하이닉스, 채용서 ‘학력 제한’ 전면 철폐」, 2026년 6월 17일. https://news.skhynix.co.kr/ai-talent-recruit-2026/

학교가 기업의 채용시험을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학생이 도구를 활용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자기 판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는 지금 수업에서도 물을 수 있습니다.

AI에게 문법 문제의 정답을 더 빨리 받아내는 데서 수업이 끝난다면 아쉽습니다. 학생에게 자기 작품의 목적과 방향을 결정할 기회를 줘야 합니다.

학생이 작품의 주인이 되는 수업

바이브코딩은 AI에게 자연어로 요청하며 프로그램을 만들고 수정하는 방식입니다. 학생은 만들고 싶은 기능을 설명하고, 결과를 실행해보고, 예상과 다른 부분을 찾아 다시 고칩니다. 필요한 문법과 개념도 이 과정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수업의 출발점은 구체적인 사람과 문제였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 행사에서 안내를 찾기 어려운 친구를 위해 작은 안내 웹사이트를 만든다고 해보겠습니다.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묻고, 직접 써보게 한 뒤, 불편하다는 부분을 고쳐보는 겁니다.

무엇을 만들지, 누구에게 필요한지, 어떤 결과를 받아들일지는 학생이 결정해야 합니다. AI가 만든 코드라도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은 확인하고, 잘못된 결과는 고칠 책임이 있습니다.

저는 AI가 발전할수록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알아차리는 힘을 더 길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불편이 다른 사람에게는 큰 장벽일 수 있습니다. 그 차이를 이해하고, 자신의 작품으로 도움이나 즐거움, 감동을 전해보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AI에 쉽게 대체되지 않을 사람을 길러내고 싶다면 학생에게 이런 판단과 책임을 맡겨야 합니다. 학생이 자기 아이디어로 타인의 경험을 바꾸는 것. 제가 코딩교육에서 키우고 싶은 역량입니다.

AI 윤리는 안내문 한 장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학생에게 AI를 쓰게 하면 수업 운영에도 새로운 책임이 생깁니다. 개인정보를 입력하지는 않는지, 다른 사람의 결과물을 그대로 가져오지는 않는지, AI가 만든 답을 확인 없이 사실로 받아들이지는 않는지 살펴야 합니다.

완성 작품만 보고 이 과정을 알 수 있을까요? 학생이 무엇을 요청했고 어떤 답을 받아 어떻게 수정했는지 교사가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지도할 근거가 남아야 하고요.

렛츠코딩 라운지는 권한이 있는 교사가 담당 학생의 저장된 AI 대화를 확인하고, 대화 분석에서 근거 발언과 함께 관심사와 추가로 지도할 점을 살펴보도록 지원합니다. 감지 가능한 일부 민감정보는 외부 AI에 보내기 전에 차단합니다.

모든 개인정보나 윤리 문제를 자동으로 판별할 수는 없습니다. 분석 결과도 교사의 판단을 돕는 자료입니다. 학교는 기록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보는지 학생에게 알리고, AI 사용 규칙과 작품 공개 기준을 수업에서 함께 다뤄야 합니다.

AI 활용을 권하면서 교사에게 확인할 방법을 주지 않는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교실에 남습니다. 도입을 결정할 때 제작 기능만큼 지도 기능도 확인해야 합니다.

7년의 고민으로 만든 라운지, 학교에서 이어가고 싶습니다

렛츠코딩 라운지는 사교육 현장에서 7년 동안 부딪힌 문제와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만든 서비스입니다. 학생이 자랄 때마다 새 교구를 찾던 고민, 교재의 범위를 넘어 자기 작품을 만들게 하고 싶었던 고민이 출발점입니다.

Studio에서 AI와 함께 게임이나 웹사이트를 만들고, 라운지에서 작품을 공유하며 다른 사람의 반응을 받아 다음 작업으로 이어갑니다. 새 로봇을 사지 않아도 시작할 수 있는 프로젝트 수업입니다. 도입 전에는 기기와 인터넷 환경, 학생의 수준과 수업 시간, AI 이용 비용과 교사 준비 시간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이 방향이 맞는지는 라운지에도 똑같이 물어야 합니다. 학생의 판단과 창작 범위가 넓어지는가. 교사가 과정을 살펴보고 수업을 이어갈 수 있는가. 서비스 도입 자체를 교육 성과로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학교 교사와 코딩 강사가 바이브코딩을 직접 접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수업에서 시도한 과제, 학생이 막힌 장면, 해결한 방법을 함께 나누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한 사람의 숙련이 여러 교실의 수업 경험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2026년 10월 19일 현재 렛츠코딩 라운지는 에듀집 등록을 완료했으며, 나라장터 등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에듀집에서 제품 정보와 연수 안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edzip.kr/product-detail/6acb90b7b45d9c0e5c0ab277

전국의 학교에서 만나고 싶습니다. 학생이 문제를 정하고, AI와 함께 만들고, 타인의 반응을 받아 고치는 수업. 교사가 그 과정을 살피고 다음 도전을 이끄는 수업. 이런 수업을 대한민국 AI 활용·바이브코딩 교육의 표준으로 만드는 것이 렛츠코딩 라운지의 목표입니다.

다음 코딩교육 예산을 검토하고 계신가요? 학교의 수업 환경과 학생들이 해봤으면 하는 프로젝트를 들려주세요. 렛츠코딩 라운지 도입문의에서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letscoding.kr/seminar/inquiry

예산을 다 쓴 뒤, 학생에게 무엇이 남았는지 답할 수 있는 수업을 만들고 싶습니다.